2010년 8월 31일 화요일

낭만의 도시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18개의 사랑이야기

<사랑해 파리 (Paris, Je T'aime, 2006>

감독 : 코엔 형제, 구스 반 산트, 월터 살레스, 안폰소 쿠아론 외...
출연 : 닉 놀테, 줄리엣 비노슈, 루드빈 사니에, 스티브 부쉐미, 윌렘 데포, 일라이자 우드, 나탈리 포트만 외...
관람매체: 블루레이 (북미판)

영어/불어 Dolby True HD 5.1
자막 : 영어, 스페인어

요즘 마눌님께서 프랑스에 푹 빠져 계셔서 (이 모든 것의 시발점은 <줄리 & 줄리아>라는 영화였습니다만...), amazon.com에서 프랑스 관련 작품들을 골라보고 있는 데 이 작품이 눈에 띄더군요. 영어로 하면 <Paris, I Love You>가 되죠. 낭만의 도시 파리를 배경으로 세계 각국의 명감독들이 모여 18개의 사랑이야기를 짧은 단편으로 그려내었습니다.


얼마 전 우연히 접하게 되었던 <New York, I Love You (2009)>라는 작품과 비슷한 형식입니다. 실은 <New York, I Love You>는 바로 이 작품의 후속 프로젝트였습니다. 이외에도 예루살렘, 상하이, 리우 데 자네이루를 배경으로 한 동일한 프로젝트가 2011년 공개를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성지이면서도 분쟁의 중심지인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 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이 작품은 2006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이후 2007년 2월 1일 국내 개봉까지 한 작품입니다. 2006년과 2007년 2월이면 제가 미얀마에 있었던 시기이긴 하지만, 이 작품의 존재를 여태까지 몰랐다는 것은 영화에 대한 열정이 예전만 못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1750만불의 극장 수익을 올렸는데(미국에선 490만불, 한국에서는 39만불), 제작 규모를 고려하면 크게 성공한 프로젝트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후속 프로젝트들이 줄을 서고 있는 것이겠지요.


각 단편들은 파리의 18개 명소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저는 파리에 가 본 적도 없고 파리에 대해 찾아본 적도 없어서 어떤 장소들인지도 잘 모릅니다. 그냥 각 단편들의 제목을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몽 마르뜨 언덕, 쎄느 강변, 마레 지구, 튈르리 역, 16 구역, 차이나타운, 바스티유, 빅토아르 광장, 에펠탑, 몽소공원, 앙팡루즈 구역, 축제광장, 피갈 거리, 마들렌느 구역, 페르 라셰즈 공동묘지, 생 드니 외곽, 라탱 구역, 14구역


위 각 단편들은 각각 다음 감독들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브뤼노 포달리데, 거린더 차다, 거스 반 산트, 조엘 & 에단 코엔, 월터 살레스 & 다니엘라 토마스, 크리스토퍼 도일, 이자벨 코이셋, 스와 노부히로, 실뱅 쇼메, 알폰소 쿠아론, 올리비에 아사야스, 올리버 슈미츠, 리처드 라그라베네즈, 빈센조 나탈리, 웨스 크레이븐, 톰 티크베어, 프레데릭 오뷔르탱 & 제라르 드파르디유,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면면으로는 구스 반 산트, 코엔 형제, 월터 살레스, 알폰소 쿠아론, 웨스 크레이븐, 톰 티크베어 감독의 작품들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역시 이들은 절 실망시키진 않더군요. 그 중 오락적인 측면을 보자면 코엔 형제의 튈르리 역이 단연 눈에 띕니다. 거스 반 산트는 미국인 청년에 빠진 프랑스 게이 청년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제 개인적인 선호와는 좀 거리가 있는 소재입니다. 월터 살레스의 영화는 짧지만 강하고 잔잔한 감동을 남겨줍니다. 알폰소 쿠아론은 <칠드런 오브 맨 (Children of Men, 2006)>의 충격적인 롱테이크 영상을 리허설을 하듯 단 한 컷으로 그의 작품을 마무리합니다.


물론 몇몇 실망스러운 에피소드들도 있었습니다. 왕가위의 촬영감독이었던 크리스토퍼 도일은 차이나 타운을 배경으로 하는 단편을 찍었는데, 일부 장면에서의 화면 구성을 제외하면 도무지 좋아하기 어려운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선호입니다. 스와 노부히로의 작품도 좀 뜬금없다는 느낌을 주는 정도였습니다. 


이별을 선언하려던 남편이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내와 새롭게 사랑을 시작한다는 이사벨 코이셋의 <바스티유>와 마임으로 표현된 실뱅 쇼메의 <에펠탑> 역시 기대이상의 수확이었습니다.


북미판 블루레이의 화질은 딱히 코멘트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영화 성격상 선명한 화질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딱 블루레이 다운 화질을 보여줍니다. 약 25분 분량의 메이킹 필름 "At the Heart of Paris Je T'aime"이 special feature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단편의 장점이라면 감상한 시간에 비해 그 감동이 오래간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본 블루레이에 수록된 몇몇 작품들은 몇 번이고 다시 돌려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이미 3번 정도 본 단편들도 여럿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New York, I Love You>와 비교한다면 이 작품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본인이 직접 북미에서 출시된 블루레이에서 스크린 캡쳐하였습니다.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해당저작권자(영화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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